누군가를 때렸는데 처벌받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폭행이라는 행위 자체는 있었지만, 그것이 정당방위였다면 죄가 성립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겉보기에 범죄에 해당하는 행위라도 법이 허용하는 사유가 있으면 처벌되지 않습니다. 그 사유를 위법성조각사유라고 합니다.
어떤 행위가 범죄가 되려면 세 가지 요건을 모두 충족해야 합니다. 구성요건해당성, 위법성, 책임성입니다. 이 셋 중 하나라도 빠지면 범죄는 성립하지 않습니다. 위법성조각사유를 이해하려면 먼저 이 구조를 알아야 합니다.
| 요건 | 의미 | 핵심 포인트 |
| 구성요건 해당성 | 행위가 법률에 규정된 범죄 유형에 해당하는지 |
미수도 해당 가능 |
| 위법성 | 정당방위 등 허용사유가 없어 법적으로 허용되지 않는지 |
위법성조각사유 여부 |
| 책임성 | 행위자에 대해 비난할 수 있는지 | 책임조각사유 여부 |
위법성은 원칙적으로 구성요건에 해당하면 인정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러나 특별한 사정이 있으면 이 위법성이 부정되는데, 그 특별한 사정이 바로 위법성조각사유입니다. '조각(阻却)'이란 '물리쳐 없앤다'는 뜻으로, 위법성을 없앤다는 의미입니다.
쉽게 말해, 위법성조각사유가 인정되면 겉보기에는 범죄처럼 보이는 행위라도 법이 예외적으로 허용하는 정당한 행위가 되어 처벌되지 않습니다. 정당방위로 상대를 다치게 한 경우가 대표적입니다. 상해라는 결과는 있었지만, 법이 그 행위를 허용하므로 죄가 되지 않는 것입니다.
형법은 위법성조각사유를 다섯 가지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각각 인정되는 상황과 요건이 다르므로, 자신의 사안이 어디에 해당하는지 살펴야 합니다.
법령에 의한 행위, 업무로 인한 행위, 그 밖에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행위입니다. 예를 들어 의사의 수술, 운동경기 중의 정당한 신체 접촉, 법 집행 공무원의 적법한 강제력 행사 등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자기 또는 타인의 법익에 대한 현재의 부당한 침해를 방어하기 위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행위입니다. 지금 이루어지고 있는 부당한 공격을 막기 위한 행위라는 점이 핵심입니다.
자기 또는 타인의 법익에 대한 현재의 위난을 피하기 위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행위입니다. 정당방위가 '부당한 침해'에 대한 것이라면, 긴급피난은 위난 그 자체를 피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다릅니다.
법정 절차로는 청구권을 보전할 수 없는 긴급한 경우, 스스로 그 권리를 지키기 위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행위입니다. 도망가는 절도범을 붙잡아 물건을 되찾는 경우 등이 논의됩니다.
처분할 수 있는 자의 승낙에 의해 그의 법익을 훼손한 행위입니다. 다만 승낙이 유효하려면 처분 가능한 법익이어야 하고, 승낙이 자유로운 의사에 따른 것이어야 하는 등 요건이 엄격합니다.
위법성조각사유 중 실무에서 가장 많이 주장되는 것이 정당방위입니다. 그러나 법원은 정당방위를 매우 엄격하게 인정합니다. "먼저 맞았으니 정당방위"라는 생각은 통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정당방위가 인정되려면 몇 가지 요건이 갖춰져야 합니다. 침해가 현재 이루어지고 있어야 하고(이미 끝난 공격에 대한 보복은 정당방위가 아닙니다), 그 침해가 부당해야 하며, 방어 행위가 상당한 정도를 넘지 않아야 합니다. 특히 이 '상당성'이 자주 문제됩니다. 가벼운 공격에 과도하게 대응해 큰 피해를 입혔다면 정당방위로 인정되지 않고, 오히려 과잉방위로 처벌될 수 있습니다.
📢[참고] 서로 싸운 경우는 정당방위가 어렵습니다
쌍방 폭행처럼 서로 공격을 주고받은 상황에서는 정당방위가 인정되기 어렵습니다. 법원은 이 경우 어느 한쪽의 방어 행위라기보다 서로의 공격으로 보아, 양쪽 모두를 처벌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정당방위를 주장하려면 자신의 행위가 순수하게 방어에 그쳤다는 점을 구체적으로 소명해야 합니다.
혼동하기 쉬운 개념이 책임조각사유입니다. 위법성조각사유가 '행위 자체가 법적으로 허용된다'는 것이라면, 책임조각사유는 '행위는 위법하지만 행위자를 비난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세 번째 관문인 책임성이 부정되는 경우입니다.
예를 들어 형사미성년자(만 14세 미만)의 행위나, 심신상실 상태에서의 행위는 위법하기는 하지만 행위자에게 책임을 물을 수 없어 처벌되지 않습니다. 위법성조각사유는 '정당한 행위라 죄가 안 되는 것'이고, 책임조각사유는 '잘못이지만 비난할 수 없어 벌하지 않는 것'이라는 점에서 성격이 다릅니다. 어느 쪽을 다투느냐에 따라 방어 전략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 💡실무상 유의점 위법성조각사유는 무죄를 이끌어내는 강력한 논리이지만, 요건이 엄격해 주장한다고 항상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특히 정당방위와 과잉방위, 긴급피난과 과잉피난의 경계는 사실관계의 미세한 차이로 갈립니다. 사건 당시의 상황을 CCTV, 목격자 진술, 상해 진단서 등 객관적 자료로 정밀하게 재구성하는 것이 인정 여부를 좌우합니다. |
위법성조각사유는 무죄로 이어질 수 있는 핵심 방어 논리이지만, 정당방위 하나만 보더라도 인정 요건이 매우 까다롭습니다. 자신의 행위가 어느 사유에 해당하는지, 그 요건을 어떻게 소명할지는 사안마다 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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