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목차 ① 5억 원 — 벌금형이 사라지는 선 ② 이득액 — 어디까지가 하나의 죄인가 ③ 감경 — 집행유예로 가는 좁은 통로 ④ 판결이 끝나도 남는 것 ⑤ 자주 받는 질문 |
안녕하세요.
법무법인 명진 형사그룹 김우석 대표변호사입니다.
특경법위반으로 조사를 받게 된 분들이 처음 하시는 말씀은 대체로 비슷합니다. 회사 돈을 잠시 썼다가 다 채워 넣었다는 분도 있고, 투자금을 받은 것은 맞지만 실제로 사업을 하려던 것이었다는 분도 있으며, 결재 라인에 이름만 올라가 있었을 뿐이라는 분도 있습니다.
그런데 수사기관이 보고 있는 것은 그 해명이 아닙니다. 계좌 거래내역과 회계자료를 먼저 확보해 합계를 뽑아 놓은 상태에서 조사를 시작하기 때문인데요.
특경법위반 사건이 일반 재산범죄와 결정적으로 다른 점은 금액이 죄명 자체를 바꾼다는 것입니다. 같은 행위라도 합산된 이득액이 5억 원을 넘는 순간 적용 법조가 형법에서 특별법으로 옮겨가고, 그 자리에는 벌금형이라는 선택지가 없습니다.
그래서 이 사건의 방어는 "했느냐 안 했느냐"보다 훨씬 앞에서, 숫자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를 따지는 일에서 시작됩니다. 결과를 가르는 지점은 크게 세 곳입니다.
형법상 사기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 업무상횡령·배임은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두 조문 모두 벌금형이라는 출구를 갖고 있습니다.
이득액이 5억 원을 넘어 특경법 제3조가 적용되면 그 출구가 닫힙니다.
| ⭕️5억 원 이상 50억 원 미만 — 3년 이상의 유기징역 ⭕️50억 원 이상 —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 ※ 여기에 이득액 이하에 상당하는 벌금을 병과할 수 있습니다 |
법정형에 벌금이 없다는 말은, 처음부터 다툼의 대상이 실형이냐 집행유예냐로 좁혀진다는 뜻입니다. 하한도 함께 보셔야 합니다. 집행유예는 3년 이하의 징역에만 붙일 수 있는데, 5억 원 구간의 하한은 이미 3년이고 50억 원 구간은 5년입니다.
공소시효도 달라집니다. 5억 원대 사건은 10년, 50억 원 이상은 무기징역이 포함되어 15년입니다. 몇 해 전 거래가 뒤늦게 문제된 사건이라면 어느 시점까지 기소가 가능한지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특경법위반 사건에서 가장 치열하게 다투는 것은 유무죄가 아니라 이 지점입니다. 같은 행위라도 하나로 묶이면 특별법 사건이 되고, 나뉘면 형법 사건에 머뭅니다.
📃같은 사실관계, 두 개의 결론
2년에 걸쳐 회사 자금을 3억 원, 3억 원 두 차례 유용한 사안
▷ 하나로 묶일 때 — 합계 6억 원, 특경법 제3조 적용, 하한 징역 3년
▷ 둘로 나뉠 때 — 각 3억 원의 업무상횡령, 벌금형 선택 가능
무엇이 이 결론을 가르는지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 범의의 단일성 — 처음부터 계속된 하나의 의사였는지, 그때그때 새로 생긴 결심이었는지 |
이 판단은 전부 계좌 흐름과 회계자료 위에서 이루어집니다. 그런데 그 자료를 읽는 방향은 첫 조사에서 피의자가 어떻게 설명했는지에 따라 상당 부분 굳어집니다. 금액 구조를 정리하지 않은 채 "제가 쓴 건 맞습니다"라고 인정하면, 이후 분리 주장은 뒤집기가 훨씬 어려워집니다.
|
이득액 |
사기(일반) |
횡령·배임 |
|
5억~50억 원 |
📍감경 1년6월~4년 |
📍감경 1년6월~3년 |
|
50억~300억 원 |
📍감경 3년~6년 |
📍감경 2년6월~5년 |
|
300억 원 이상 |
📍감경 5년~9년 |
📍감경 4년~7년 |
2026년 7월 1일 시행된 수정 양형기준입니다. 이 표에서 집행유예가 현실적으로 검토되는 칸은 5억~50억 원 구간의 감경영역 한 곳뿐입니다. 그 위로 올라가면 감경영역의 하한조차 3년을 넘어섭니다.
다수인이 역할을 나눠 사전에 계획한 조직적 사기로 평가되면 한 단계 더 올라가, 300억 원 이상 가중영역에는 무기징역까지 들어옵니다.
어느 영역에 놓이느냐는 특별양형인자가 정합니다. 처벌불원, 상당 부분의 피해 회복, 손해가 크게 현실화되지 않은 경우, 실질적 1인 회사에 대한 횡령은 감경 방향으로 작용하고, 지배권 강화나 이권 획득 목적, 장기간에 걸친 반복, 범행수법이 매우 불량한 경우는 가중 방향으로 작용합니다.
모두 사건 당시의 객관적 자료에서 나오는 요소들입니다. 반성문 분량을 늘리는 방식으로는 영역 자체를 옮기기 어려운 이유입니다.
① 몰수·추징
범죄수익은 몰수 대상이고, 이미 써버렸더라도 가액으로 추징됩니다. 형이 집행유예로 마무리되어도 추징금 집행은 그대로 진행됩니다.
② 취업제한
특경법 제14조에 따라 징역형의 집행이 종료·면제된 날부터 5년, 집행유예기간이 종료된 날부터 2년, 선고유예기간 중에는 금융회사, 국가·지방자치단체가 출자하거나 출연·보조하는 기관, 그리고 유죄판결된 범죄행위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기업체에 취업할 수 없습니다. 자신이 일하던 업계로 돌아가지 못한다는 뜻이라, 실무에서는 형량 못지않게 무겁게 다가오는 부분입니다.
③ 민사·세무
피해자의 손해배상청구가 별도로 진행되고, 횡령액이 대표자 상여로 처분되어 소득세가 부과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그래서 피해 회복은 형량을 낮추는 수단인 동시에 이후 위험을 줄이는 수단입니다. 다만 금액이 커 전액 변제가 어려운 사건이 대부분이므로, 어디까지 어떤 순서로 회복할지를 기소 전에 정해두어야 합니다.
특경법위반 사건에서 결론을 가르는 것은 공소장에 적힌 총액 하나가 아닙니다. 여러 행위가 하나로 묶일 사안인지, 피해자가 같은지, 반대급부를 어떻게 평가할지, 배임에서 가액을 특정할 수 있는지입니다. 같은 사실관계라도 이 정리가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형법 사건과 특경법 사건이, 집행유예와 실형이 갈립니다.
저는 검사로 재직하며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세부와 조사부에서 기업·자금 사건을 다뤄왔습니다. 계좌와 회계자료가 어떤 순서로 읽히는지, 어느 지점에서 금액이 묶이고 어느 지점에서 갈라지는지를 수사하는 쪽에서 먼저 보아 왔기 때문에, 그 구조를 짚어 대응 순서를 세우는 일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지금 사건이 어떤 상태인지, 무엇이 유리하고 불리한지, 남은 시간에 무엇부터 해야 하는지는 상담 한 번으로도 상당 부분 정리됩니다. 흘려보낸 며칠은 되돌아오지 않으니, 이득액이 공소장에 확정되기 전에 사건을 있는 그대로 짚어줄 곳에서 진단부터 받아보시기 바랍니다.
지금까지 여러분의 든든한 조력자, 김우석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