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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류관리법위반 | 진술보다 증거가 먼저 와 있는 사건, 수사기관의 순서를 알아야 합니다

등록일2026. 10. 13
조회수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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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류관리법위반 | 진술보다 증거가 먼저 와 있는 사건, 수사기관의 순서를 알아야 합니다

 

마약 사건 기록을 펼치면 첫 장은 대개 압수조서입니다.


그 뒤로 소변과 모발 감정 결과, 휴대전화 분석 보고서가 이어지고, 피의자신문조서는 한참 뒤에야 나옵니다.

검사로 기록을 받던 시절, 저는 이 순서가 마약 사건의 성격을 그대로 보여준다고 생각했습니다. 피의자가 입을 열기 전에, 수사기관은 이미 대부분의 답을 쥐고 있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변호인이 되어 만나는 의뢰인들은 대부분 반대로 생각합니다. 조사실에서 잘 설명하면 된다고요.

마약류관리법위반 사건에서 결과가 갈리는 지점은 바로 이 생각의 차이에서 시작됩니다.
 

━ 김우석 (법무법인 명진 형사그룹 대표변호사, 前 청와대 파견 검사)


 

마약류관리법위반, 법정형과 실제 형량은 다릅니다

 
구분 법정형
필로폰 투약·소지 10년 이하 징역
또는 1억 원 이하 벌금
대마 흡연·소지 5년 이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 벌금
매매·알선·밀수 법정형이 크게 올라가고,
대상과 행위에 따라 무기징역까지 가능


법정형은 상한일 뿐이고, 실제 형량은 대법원 양형위원회의 양형기준을 따라 정해집니다.

2023년 7월부터 시행된 기준에서 투약·단순소지 사건의 권고 범위는 다음과 같습니다.

 
구분 감경 기본 가중
필로폰(향정 나목)
투약·소지
6월~1년 6월 10월~2년 1년~3년
대마 흡연·소지 6월~10월 8월~1년 6월 10월~2년


같은 투약이라도 어느 구간에 놓이느냐에 따라 집행유예와 실형이 갈립니다. 그리고 그 구간을 정하는 감경·가중 요소는 대부분 수사 단계의 기록에서 만들어집니다.
 


수사기관은 투약자를 '끝'이 아니라 '시작'으로 봅니다


마약 수사는 공급 경로를 거슬러 올라가는 수사입니다. 수사기관의 관심은 눈앞의 투약자 한 사람보다, 그 사람이 누구에게서 샀고 누구와 함께했는지에 있습니다.

기록을 볼 때 저는 휴대전화 분석 보고서에서 송금 내역과 대화 상대 목록부터 확인했습니다. 단순 투약으로 송치된 사건이 그 두 곳에서 나온 정황 때문에 매매나 알선 혐의로 바뀌는 경우를 여러 번 봤습니다. 반대로 먼저 붙잡힌 판매자의 진술에서 내 이름이 나와, 출석 요구를 받기 전부터 그림이 그려져 있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 흐름을 알기에 저는 마약류관리법위반 사건을 맡으면 압수 목록부터 정확히 확인하고, 디지털 포렌식에 의뢰인과 함께 참여합니다. 영장 범위를 넘는 자료가 쓰이지 않는지, 이번 사건과 무관한 대화가 새 혐의로 이어지지 않는지를 지키기 위해서입니다.

양형기준은 다른 마약범죄 적발에 실질적으로 기여한 '중요한 수사협조'를 특별감경인자로 둡니다. 다만 구체적이고 정확한 정보로 더 무겁거나 규모가 큰 범죄의 수사에 기여해야 인정되고, 감경을 받으려고 범죄를 유도한 경우는 제외됩니다.

마약류관리법위반 사건에서 협조 여부는 이 요건을 정확히 알고 판단해야 할 문제입니다.


 


모발감정 결과가 있어도 다툴 지점은 남습니다


마약 사건 조사관은 감정 결과를 손에 쥔 채 질문합니다. 이때 결과와 어긋나게 부인하면, 그 부인은 증거인멸과 도주 우려의 근거가 됩니다. 검사 시절 구속영장을 검토할 때도 객관적 증거와 정면으로 배치되는 부인은 무거운 사정이었습니다.

그렇다고 감정 결과가 모든 것을 정하지는 않습니다. 모발감정은 투약 사실은 보여줘도 정확한 일시와 장소까지 알려주지는 못합니다.
 

📓대법원은 모발감정으로 역산한 '○월경, 장소 불상' 정도의 기재로는 공소사실이 특정되지 않았다고 본 원심의 공소기각 판단을 유지한 바 있습니다(대법원 2012. 4. 26. 선고 2011도11817 판결).


그래서 저는 조사 전에 감정 결과와 압수 자료부터 확인합니다.

마약류관리법위반 사건에서 자백과 부인은 감정이 아니라, 수사기관이 무엇을 쥐고 있고 무엇을 아직 증명하지 못했는지를 알고 난 뒤에 정할 문제입니다.

압수수색 직후에 흔히 하는 행동이 오히려 사건을 키우기도 합니다. 남은 대화를 지우거나, 판매자나 함께 투약한 사람에게 연락해 상황을 묻는 일입니다.

삭제한 흔적은 포렌식으로 드러나는 경우가 많고, 검사 시절 기록에서 이런 정황은 증거인멸 시도로 읽혀 구속을 판단하는 사정이 되었습니다.
 


치료의 '시점'이 선처를 가릅니다


초범이고 단순 투약이라면 치료나 교육 이수를 조건으로 한 기소유예, 또는 집행유예를 기대할 여지가 있습니다.

다만 자동으로 주어지는 결과는 아닙니다.

처분을 정하던 입장에서 반성문은 대부분 비슷했습니다. 판단을 가른 것은 치료를 언제, 어떻게 시작했느냐였습니다.

양형기준도 같은 기준을 둡니다. 마약 중독자의 '자발적·적극적 치료 의사'를 감경 요소로 보되, 범행이 발각되기 전부터의 치료 의사가 지속적인 치료로 객관적으로 확인되어야 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마약류관리법위반 사건의 선처 변론은 다짐을 쓰는 일이 아니라, 다시 손대지 않을 환경이 갖춰졌다는 것을 기록으로 보여주는 일입니다.

치료 기록, 구매 경로와 연락을 끊은 흔적, 가족의 관리 계획이 그 기록입니다.


 


맺으며


마약류관리법위반은 증거가 진술보다 먼저 와 있는 사건입니다.

그래서 의뢰인이 조사실에서 무엇을 말할지보다, 수사기관이 이미 무엇을 알고 있고 무엇을 아직 증명하지 못했는지를 먼저 아는 쪽이 유리합니다.

압수수색을 당했거나 출석 요구를 받으셨다면, 진술을 정하기 전에 압수된 자료와 감정 결과가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부터 확인하셔야 합니다.

검사로 그 기록을 받아 보던 자리에서 변호인의 자리로 옮겨 온 김우석 대표변호사가, 첫 상담부터 직접 같은 기록을 반대편에서 읽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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