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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재물손괴죄 | "물건만 부쉈다"? 수사기관은 그렇게 보지 않습니다

등록일2026. 10. 21
조회수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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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재물손괴죄 |

 

핵심 요약

특수재물손괴죄는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거나 다중의 위력을 보이며 다른 사람의 재물을 손괴할 때 성립하고, 일반 재물손괴보다 무거운 5년 이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 벌금으로 처벌됩니다.

위험한 물건인지는 물건의 종류가 아니라, 그 물건을 사용한 장면이 사회통념상 사람의 생명이나 신체에 위험을 느끼게 할 만했는지로 판단합니다.

그래서 같은 자동차 충돌이라도 속도와 의도, 손괴 방식에 따라 결론이 갈리고, 주변에 사람이 없었더라도 인정될 수 있습니다.

합의해도 처벌을 피할 수는 없지만, 피해 회복은 처분에서 무겁게 고려됩니다.

 



특수재물손괴죄는 단체나 다중의 위력을 보이거나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여 다른 사람의 재물을 손괴할 때 성립하는 범죄입니다(형법 제369조 제1항). 5년 이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 벌금으로 처벌됩니다.

같은 자동차 충돌인데 결론이 달랐던 두 사건이 있습니다.

출발하던 소형차로 앞차를 들이받은 사건은 특수손괴가 인정되지 않았고, 시비 끝에 겁을 주려고 후진해 뒤차를 들이받은 사건은 인정됐습니다.

두 사건을 가른 것은 차의 종류가 아니었습니다.

차가 어떤 속도로, 어떤 의도로 움직였는지, 그 장면이 사람에게 위험하게 느껴질 만했는지였습니다.


 


특수재물손괴죄 처벌, 일반 재물손괴와 무엇이 다른가

 

구분 법정형 비고
재물손괴 3년 이하 징역
또는 700만 원 이하 벌금
합의해도 처벌 가능
특수재물손괴 5년 이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 벌금
합의해도 처벌 가능,
미수도 처벌


두 죄 모두 벌금형이 있고, 반의사불벌죄가 아니어서 합의만으로 사건이 끝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차이는 법정형의 크기만이 아닙니다.

검사 시절 특수재물손괴 기록은 재산 사건보다 폭력 사건에 가깝게 읽혔습니다. 기록에서 먼저 확인한 것도 수리 견적서가 아니라 현장 사진과 영상이었습니다.

'특수'라는 두 글자가 붙는 순간, 이 사건은 물건이 얼마나 부서졌는지가 아니라 어떤 장면에서 부서졌는지를 묻는 사건이 됩니다.
 


특수재물손괴 위험한 물건, 판단 기준은 그 장면입니다


위험한 물건인지는 물건의 이름으로 정해지지 않습니다. 대법원은 사회통념상 그 물건을 사용할 때 상대방이나 제3자가 생명이나 신체에 위험을 느낄 수 있는지로 판단합니다.

공구나 소화기, 의자처럼 평범한 물건도 휘두르거나 던지는 방식에 따라 위험한 물건이 될 수 있습니다. 앞의 두 자동차 사건도 이 기준으로 갈렸습니다.
 

📓판례 ① 대법원 2009. 3. 26. 선고 2007도3520 판결

이혼 분쟁 중 소형 승용차로 출발하던 중형 승용차를 들이받은 사건입니다. 두 차 모두 막 출발하던 상태라 속도가 빠르지 않았고, 손괴와 상해의 정도도 경미했습니다.

원심은 차량의 크기, 속도, 손괴 정도를 종합해 자동차가 위험한 물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봤고, 대법원도 이를 유지했습니다.


📓판례 ② 대법원 2010. 11. 11. 선고 2010도10256 판결

운전 중 시비가 붙은 뒤 겁을 줄 목적으로 차를 세우고 4~5m 후진해 피해자가 탄 차를 들이받은 사건입니다.

대법원은 이 상황이라면 피해자뿐 아니라 제3자도 생명이나 신체에 위험을 느꼈을 것이라며, 위험한 물건이 아니라고 본 원심을 파기했습니다.


그렇다고 주변에 사람이 없었다는 해명이 통하는 것도 아닙니다.

대법원은 자동차로 다른 차 2대를 들이받아 부순 사건에서, 그 차의 소유자 등이 해를 입을 만한 위치에 있지 않았더라도 특수손괴가 성립한다고 봤습니다(대법원 2003. 1. 24. 선고 2002도5783 판결).

세 판결은 모두 옛 폭력행위처벌법 조항에 관한 것이지만, 위험한 물건을 판단하는 기준은 지금의 형법 특수손괴에서도 같습니다.

그래서 수사기관은 손괴 부위보다 그 장면 전체를 봅니다. 어떤 도구를 어떤 방향으로 썼는지, 속도와 거리는 어땠는지, 주변 상황은 어땠는지를 확인합니다.

변호인으로서 저도 같은 지점을 다시 봅니다. 블랙박스와 CCTV로 속도와 거리, 움직임의 방향을 확인하고, 그 장면이 사회통념상 위험을 느낄 만한 상황이었는지를 따집니다.

위험한 물건이 인정되지 않으면 사건은 일반 재물손괴로 내려갑니다.


 


특수재물손괴 '타인의 재물', 소유 관계가 결론을 바꾸기도 합니다


특수재물손괴는 다른 사람의 재물이어야 성립합니다.

당연해 보이는 요건이지만, 이웃 간 경계 분쟁이나 동거하던 사람과의 이별처럼 소유 관계가 얽힌 사건에서는 이 요건이 결론을 바꾸기도 합니다.
 

📓대법원 2023. 11. 16. 선고 2023도11885 판결

피고인이 피해자가 사들인 토지의 경계에 심겨 있던 나무 5그루를 전기톱으로 잘라 특수재물손괴로 기소된 사건입니다.

원심은 유죄로 봤지만, 대법원은 피고인이 전 토지 소유자의 승낙을 받아 나무를 심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고, 그렇다면 나무는 심은 사람의 소유가 된다며 원심을 파기했습니다.


전기톱이라는 도구보다 그 나무가 누구의 것이었는지가 먼저였던 사건입니다. 소유 관계가 다툼이 되는 사건이라면 매매 계약서, 구입 영수증, 당시 주고받은 대화가 변론의 출발점이 됩니다.
 


특수재물손괴 합의, 수리비보다 먼저 확인할 것


손괴 사건은 피해가 수리비로 계산되기 때문에, 피의자들은 대개 변상하면 끝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특수재물손괴는 합의해도 처벌을 피할 수 없는 사건입니다.

다만 처분에서 피해 회복은 여전히 무겁게 고려됩니다.

검사가 기소유예나 벌금을 검토할 때, 변상이 이루어졌는지와 그 금액이 적정한지는 가장 먼저 보는 자료 중 하나입니다.

그래서 합의 전에 견적서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이미 있던 흠집이 함께 들어가 있지는 않은지, 수리로 충분한 것을 교체로 잡지는 않았는지 따져 봐야 실제 피해에 맞는 금액으로 합의할 수 있습니다.

사람이 있는 쪽으로 물건을 휘두르거나 차를 몰았다면 특수협박이 함께 문제 될 수도 있습니다.

처음부터 어떤 죄명으로 다툴지 정해 두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맺으며

 

수사기관은 "물건만 부쉈다"는 말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묻는 것은 무엇이 부서졌느냐가 아니라, 어떤 장면에서 부서졌느냐입니다.

그리고 그 장면은 블랙박스와 CCTV, 첫 조사에서의 진술로 기록에 남습니다.
 

문제는 그 기록이 기다려 주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영상은 보존 기간이 지나면 지워지고, 첫 조사에서 한 말은 이후 진술의 기준이 됩니다.

조사를 앞두고 계시다면 수리비를 계산하기 전에, 그 순간의 속도와 거리, 도구를 쓴 방식부터 확인하셔야 합니다.
 

그 장면이 수사기관의 눈에 어떻게 읽힐지는, 그런 기록을 직접 읽어 본 사람이 가장 정확히 압니다.

저 김우석 대표변호사가 영상이 사라지기 전에 그 장면을 확인하고, 첫 조사 전에 진술의 방향을 함께 정하겠습니다.

 

━ 김우석 (법무법인 명진 형사그룹 대표변호사, 前 청와대 파견 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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