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자가 아동학대 혐의를 받는 사건에는 경찰 단계의 불송치가 없습니다.
대부분의 범죄는 경찰이 혐의가 없다고 판단하면 사건을 검찰로 보내지 않고 그 자리에서 종결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아동학대처벌법은 아동학대 사건을 예외 없이 검찰로 송치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경찰이 "학대로 보기 어렵다"는 의견을 붙였더라도, 기록은 반드시 검사의 책상 위에 올라갑니다.
검사로 일하던 시절, 그렇게 올라온 기록을 수없이 넘겼습니다.
아이를 데리고 마트에 갔다가 언성을 높인 부모, 수업 중 소란을 피운 학생을 제지한 교사, 낮잠 시간에 아이를 눕히다 신고된 보육교사.
사연은 제각각이었지만, 처분을 정하는 기준은 생각보다 일관되었습니다.
아동학대무혐의는 경찰이 정해주지 않습니다. 결국 검사가 기록을 어떻게 읽느냐에서 결정됩니다.
그 기준을 아는 것이 이 사건 대응의 출발점입니다.

아동학대 혐의는 주로 아동복지법 제17조가 금지하는 행위에서 출발합니다.
유형별 처벌 기준은 다음과 같습니다.
| 구분 | 내용 |
| 신체적·정서적 학대, 방임 |
아동복지법 위반, 5년 이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 벌금 |
| 신고의무자의 학대 | 교사·보육교사 등 신고의무자가 보호하는 아동을 학대한 경우 형의 2분의 1까지 가중 |
| 취업제한 | 형이 확정되면 벌금형이라도 아동 관련기관 취업이 제한될 수 있음 |
그런데 이 사건에서 처벌만큼 중요한 것이 처분의 종류입니다. 검사가 내릴 수 있는 결론은 크게 네 갈래입니다. 혐의없음, 상담이나 교육을 조건으로 한 기소유예, 가정법원으로 넘기는 아동보호사건 송치, 그리고 형사 기소입니다.
상담을 하다 보면 아동보호사건 송치를 "형사처벌을 피했으니 무혐의나 다름없다"고 받아들이는 분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보호사건 송치와 조건부 기소유예는 모두 학대 행위가 있었다는 판단을 전제로 합니다.
전과는 남지 않더라도, 교사나 보육교사에게는 징계와 자격 문제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아동학대무혐의와는 출발점부터 전혀 다른 결론입니다.
그래서 변호인으로서 저는 사건을 맡으면 먼저 목표를 분명히 합니다.
혐의 자체를 다툴 사건인지, 보호처분으로 정리하는 것이 현실적인 사건인지. 이 판단이 서야 첫 진술의 방향이 정해집니다.
조사실에서 가장 아쉬운 장면은 이렇습니다.
때리긴 했지만 훈육이었습니다.
본인은 해명이라고 생각하지만, 이 문장은 행위를 인정한 뒤 그 행위가 정당했다고 주장하는 구조입니다. 정당하다는 판단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남는 것은 행위를 인정한 진술뿐입니다.
검사 시절 기록에서 이 문장을 볼 때마다, 피의자가 스스로 다툴 수 있는 지점 하나를 먼저 내주었다는 생각을 하곤 했습니다.
손이 닿은 것이 제지였는지 체벌이었는지, 언성이 경고였는지 비난이었는지는 별개의 질문입니다.
사실과 평가를 나눠 진술해야 아동학대무혐의를 다툴 여지가 남고, 이 정리는 아동보호전문기관 조사 전에 끝나 있어야 합니다.

아동학대 신고 중 가장 다툼이 많은 것이 정서적 학대입니다. 때린 흔적이 없는데도 말이나 태도만으로 혐의가 성립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대법원은 정서적 학대를 판단할 때 아이에게 실제로 정신적 피해가 생겼는지를 요구하지 않습니다. 아동의 정신건강과 정상적인 발달을 해칠 위험이나 가능성이 있었다면 충분하고, 그런 결과가 생길 수 있다는 점을 미필적으로라도 인식했다면 고의도 인정된다는 것이 확립된 판례입니다(대법원 2015. 12. 23. 선고 2015도13488 판결 등).
기준이 넓은 만큼, 검사 시절 저는 문제의 한마디보다 맥락을 먼저 봤습니다.
위험한 행동을 멈추게 하려던 말인지, 감정 섞인 비난이었는지, 반복되었는지.
아동학대무혐의를 이끄는 힘은 부인보다 그 말이 왜 나왔는지를 보여주는 자료에서 나옵니다.
훈육이었다는 해명은 이 사건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말입니다. 다만 그 말이 갖는 무게는 피의자가 부모인지 교사인지에 따라 달라졌습니다.
부모라면 상황이 더 엄격해졌습니다. 2021년 민법 개정으로 부모의 징계권 조항이 삭제되면서, 훈육의 권리를 내세워 체벌을 정당화하기는 어려워졌습니다.
반대로 교사에게는 보호 장치가 생겼습니다. 2023년 아동학대처벌법 개정으로 교원의 정당한 생활지도는 아동학대로 보지 않고, 교원이 신고되면 교육감이 의견을 수사기관에 제출합니다. 실제로 제도 도입 초기 교육감이 정당한 생활지도로 본 사안의 86.3%가 불입건이나 불기소로 끝났다는 교육부 통계도 있습니다.
그래서 교사 사건이라면 아동학대무혐의를 다투는 첫 단계는 교육감 의견서가 제대로 작성되도록 하는 일입니다. 당시의 상황과 학칙, 생활지도 고시상의 근거를 구체적으로 정리해 교육청에 전달해야 합니다.
이 의견서는 검사가 기록을 펼쳤을 때 가장 먼저 무게를 두고 읽는 자료 중 하나가 됩니다.

교사 아동학대 사건에서 자주 등장하는 증거가 있습니다. 학부모가 아이의 가방에 녹음기를 넣어 수업 중 발언을 녹음한 파일입니다.
대법원은 2024년 이런 녹음파일의 증거능력을 부정했습니다(대법원 2024. 1. 11. 선고 2020도1538 판결). 교실에서 학생들을 상대로 한 교사의 발언이라도 불특정 다수에게 공개된 대화가 아니고, 부모는 그 대화의 당사자가 아니므로 통신비밀보호법이 금지하는 '공개되지 아니한 타인 간의 대화' 녹음에 해당한다는 판단이었습니다.
이 사건은 1심과 2심에서 유죄였지만, 파기환송심은 녹음파일뿐 아니라 그 녹음에 기초해 얻은 진술과 조서까지 증거에서 배제했고, 결국 무죄가 확정되었습니다.
검사의 입장에서 보면, 녹음파일 하나에 사실상 모든 입증을 기댄 기록은 처음부터 위험한 기록입니다. 그 파일의 증거능력이 무너지면 나머지 증거까지 함께 흔들리기 때문입니다.
변호인으로서 녹음 증거가 있는 사건을 맡으면, 저는 내용을 다투기 전에 그 녹음이 누가, 어떻게 만든 것인지부터 확인합니다.
아동학대무혐의의 길이 내용이 아니라 증거의 적법성에서 열리는 경우도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모든 녹음이 같지는 않습니다. 아이가 대화의 당사자로서 직접 녹음한 경우나 시설에 설치된 CCTV 영상은 다르게 판단될 수 있습니다. 녹음이 있다고 해서 무조건 다툴 수 있는 것은 아니고, 녹음의 경위를 정확히 확인하는 것이 먼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