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톡 상담
카톡상담
소식
Home소식언론 보도
동행미디어 시대

68년 유지된 촉법소년 연령, 얼마나 어떻게 낮춰야 하나

등록일2026. 07. 16
조회수6
링크 복사하기
68년 유지된 촉법소년 연령, 얼마나 어떻게 낮춰야 하나

촉법소년 연령 하향, 왜 지금 논의되나

1958년 소년법 제정 이후 68년간 유지돼온 촉법소년 연령이 바뀔 가능성이 크다. 현행 만 10세 이상 14세 미만은 촉법소년으로 분류돼 형사처벌 대신 소년법상 보호처분을 받는데, 이재명 대통령은 2026년 2월 촉법소년 연령 인하를 내각에 지시했다.
 

성평등가족부는 국무회의에서 촉법소년 연령 상한을 '강력·중대·반복 범죄'에 한해 기존 14세 미만에서 13세 미만으로 낮추는 방안을 제시했다. 하지만 이 대통령은 "한 살 낮추는 건 너무 미약한 것 같다"며 "국민 의견을 다시 수렴해보자"고 했다.

촉법소년 범죄, 정말 증가하고 있나

촉법소년 연령 하향 논의는 촉법소년 범죄가 점점 증가하고 있다는 여론이 커지면서 시작됐다. 2018년 관악산 여고생 집단폭행 사건이 대표적이다. 10대 가해자들이 '길어야 소년원 2년'이라는 메시지를 주고받으며 자신들이 촉법소년이라 처벌받지 않는다는 점을 알고 범행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줬다.
 

경찰청에 따르면 촉법소년의 소년부 송치 현황은 2020년 9606명에서 2025년 2만 1095명으로 5년 사이 2.2배 늘었다. 이 기간 폭력 사건은 1972명에서 5520명(2.8배), 강간·추행은 373명에서 739명(1.98배), 절도는 5123명에서 1만 110명(1.97배)으로 증가했다.
 

부장검사 출신 김우석 변호사(법무법인 명진)는 "최근 청소년들은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촉법소년의 처분 수준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며 "연령 하향으로 형사책임 가능성을 명확히 함으로써 청소년들에게 강력한 경고를 줄 수 있다"고 했다.
 

반면 촉법소년의 송치 건수 증가가 곧 죄질의 흉포화를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반론도 있다. 촉법소년 사건은 죄의 경중을 따지지 않고 모두 법원 소년부에 보내는 '전건(全件) 송치 방식'으로 처리되기 때문이다.
 

국회입법조사처 김혜미 입법조사관은 "연령을 낮추기 전에 실증적 근거가 있어야하는데 촉법소년 범죄가 실제 흉포화됐다는 근거나 13세가 촉법제도를 악용해 범죄를 저질렀다고 단정할 만한 자료들이 부족하다"고 했다.

13세 미만이냐, 12세 미만이냐

촉법소년 연령을 얼마나 낮출지는 이번 논쟁의 최대 쟁점이다. 현재의 14세는 인지 판단 능력을 고려한 형사책임 기준이다. 2023년 형사사법정책연구원 연구에 따르면 12~13세 아동은 전두엽 피질이 발달 중이어서 추론 능력과 형사절차 이해 능력이 미성숙하다. 유엔아동권리위원회도 형사처벌 연령을 최소 14세 이상으로 권고하고 있다.
 

반면 프랑스(13세)나 영국(10세) 등 더 낮은 기준을 둔 국가도 있는 만큼 한국 현실에 맞게 조정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2025년 소년부에 송치된 촉법소년 2만 1095명 중 13세는 1만 485명으로 전체의 49.7%였다. 만약 촉법소년 연령을 13세 미만으로 낮출 경우 한 해 1만여 명이 더 형사처벌 대상이 되는 것이다. 12세 미만으로 낮추면 생일이 지난 초등학교 6학년 학생까지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어, 초등학생까지 법정에 세우는 것은 과도하다는 여론도 적지 않다.

중대범죄에 한해 연령을 낮춰야 하나

한 살만 낮춰도 한 해 1만여 명의 형사처벌 대상자가 늘어나는 만큼, 살인·강도·성폭력 등 강력·중대·반복 범죄에 한해 13세부터 형사처벌을 하자는 '조건부 하향'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김우석 변호사는 "명예훼손, 모욕, 무고 등 범죄 여부를 판단하기 어려운 행위까지 일률적으로 적용할 필요는 없다"며 "강도·강간·중대한 성범죄처럼 누구나 범죄라는 사실을 인식할 수 있는 범죄는 별도로 책임을 묻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말했다.
 

다만 중대 범죄를 어떻게 규정할 것이냐는 문제가 남는다. 신혜진 서울남부지검 부장검사는 국회 토론회에서 "소년 범죄를 보면 보이스피싱 수거부터 딥페이크 성범죄, 학교폭력 영상 유포 같은 사이버불링까지 심각하다"고 했다. 이런 범죄들은 피해자에게 큰 고통을 주지만 강력범죄나 중대범죄로 분류되지 않아, 조건부로 연령을 낮춰도 형사처벌 대상이 되지 않는 것이다.
 

한편 범죄 유형에 따라 책임 능력을 달리하는 것은 형법 원칙과 충돌한다는 의견도 있다. 임한결 변호사(재단법인 동천)는 "우리나라 형법은 '범죄의 경중'이 아니라 '행위자의 능력 유무'를 기준으로 형사 책임의 범위를 설정하는 것"이라며, 중한 범죄를 저지를 때 행위자의 사물 변별 능력이 갑자기 높아지는 것이 아닌 만큼 범죄를 구분해 처벌하는 것은 형법 원칙에 배치된다고 주장했다.

처벌 강화보다 소년사법 제도 정비가 먼저

촉법소년 연령 하향 못지않게 현행 소년사법 제도의 정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현재 전국 소년원 10곳의 연평균 수용률은 112%, 서울소년분류심사원은 144%다. 소년보호 재판 담당 판사는 전국 30명에 불과하다. 보호관찰관 1명이 담당하는 소년도 약 55명으로 OECD 평균(32명)보다 많다.
 

김혜미 입법조사관은 "처벌을 강화한다고 재범이 줄어든다는 근거는 충분하지 않다"며 "재범을 낮추려면 보호관찰과 심리치료, 가족 지원 등 교화 시스템을 먼저 보완해야 한다. 현재 보호처분 시설에 자리가 없어 임시 퇴원하는 소년들도 많다. 보호처분 내실화도 함께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