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 앵커
전 국민 법 선생님과 함께 두 번째 사건도 풀어보겠습니다. 두 번째 사건의 단서는 이것입니다.
사찰에 있는 석탑인데요. 아름다운 사찰의 석탑이 강력 사건과 어떤 관련이 있을까요?
지난 4월 충주시의 한 사찰에서 쓰러진 석탑이 발견됐습니다. 처음에는 강풍 때문에 쓰러진 것으로 생각했지만, 석재 전문가가 인위적으로 훼손된 정황을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산속에 있는 사찰인 데다 주변에 CCTV도 없어 수사에 난항이 예상됐습니다. 그런데 경찰이 현장 인근에서 마스크 한 장을 발견했습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감식 결과 마스크에서 DNA가 검출됐고, 경찰은 이를 데이터베이스와 대조해 범인의 신원을 특정했습니다. 결국 범행 약 4개월 만에 범인을 검거했습니다.
범인의 정체도 한번 보시죠.
이 남성은 석탑 내부에 금품을 넣는 불교의 관습을 노리고 범행을 저지른 도굴 전과자였습니다. 도르래의 원리를 이용해 석탑을 무너뜨렸습니다.
아직도 도굴꾼이 있네요.
범인은 7층 석탑과 인근 전봇대에 밧줄을 연결한 뒤 도르래 원리로 석탑을 무너뜨렸습니다. 그러나 기대했던 금품이 보이지 않자 현장에서 도주했습니다. 과거에도 도굴 범죄 등으로 여러 차례 처벌받은 전력이 있었습니다.
변호사님, 지금도 도굴 범죄가 발생합니까?
김우석 변호사
네. 도굴 범죄는 여전히 발생하는 것 같습니다.
사건의 유형이 모두 같지는 않지만, 무덤이나 문화재 등에 보관된 금품을 노리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번 범행 수법을 보면 도르래를 사용했고, 석탑 안에 금품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범인이 이런 범행을 여러 차례 경험했을 가능성을 생각해 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일반인이 석탑과 전봇대에 밧줄을 연결하고 도르래 원리로 석탑을 무너뜨릴 생각을 쉽게 하기는 어렵습니다.
저는 이번 사건에서 경찰의 현장 대응도 돋보였다고 생각합니다.
무너진 석탑을 단순한 사고로만 보지 않고 현장을 세밀하게 살폈고, 주변에 떨어진 마스크 한 장도 그냥 지나치지 않았습니다.
흔히 발견될 수 있는 마스크를 보고 “혹시 범인이 남긴 증거가 아닐까”라고 생각해 DNA 감식을 의뢰한 것입니다.
우리 형사사법 시스템이 갖춘 중요한 수사 기반 가운데 하나가 DNA 신원확인정보 데이터베이스입니다.
살인·성폭력·강도와 일부 절도범죄 등 법률에서 정한 대상자의 DNA 정보를 채취해 관리합니다. 이후 범죄 현장에서 유류물이 발견되면 해당 DNA를 데이터베이스와 대조해 범인을 특정할 수 있습니다.
이번 사건 역시 현장에서 발견된 마스크의 DNA를 대조해 범인을 검거했습니다.
DNA 데이터베이스가 잘 구축돼 있었던 점도 중요하지만, 마스크 한 장을 그냥 지나치지 않고 증거일 가능성을 판단한 현장 경찰관의 수사 감각도 대단했다고 생각합니다.
김진 앵커
역시 수사의 감이 중요했던 사건이군요.
김우석 변호사
그렇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