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 앵커
검찰 엘리트, 법무부와 청와대 거친 지청장 출신, 전 국민 법 선생님 김우석 변호사와 함께하는 ‘돌직구 강력반’ 시작하겠습니다. 변호사님, 어서 오세요.
김우석 변호사
안녕하세요.
김진 앵커
법 선생님과 함께 살펴볼 첫 번째 사건부터 보시죠. 첫 번째 사건의 단서는 이것입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논란의 특검인데요. 재판마다 특검이 재판부로부터 공소장과 관련한 지적을 받고 있습니다. 이게 무슨 일일까요?
[자료 화면]
‘재판마다 공소장 지적받는 특검’
대통령 관저 이전 의혹 사건 재판에서 재판부가 특검의 증거목록을 지적했습니다.
“각 증거의 입증 취지에 ‘공소사실’ 네 글자만 적혀 있다. 어느 항목과 관련된 증거인지 알아볼 수 있어야 한다.”
2차 종합특검 측이 “추후 검토하겠다”고 답하자 재판부는 “검토가 아니고 기재를 하셔야 한다. ‘공소사실’ 네 글자만 적으면 어떡하느냐”고 질책했습니다.
김상환 전 육군본부 법무실장의 첫 공판에서는 “공소장 문장이 어색하고 선후관계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전하규 전 국방부 대변인의 첫 공판에서도 재판부는 “특검의 설명과 공소장 문장이 맞지 않는다. 표현을 달리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또한 “왜 이 문단에는 시간이 나오지 않느냐. 시간을 기재해야 행위를 특정하고, 그 행위가 어떤 인식과 의도 아래 이뤄졌는지 판단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따져 물었습니다.
김진 앵커
다른 특검도 아니고, 전 정부의 이른바 내란 혐의를 수사하겠다는 특검 아닙니까?
그렇다면 실력도 실력이지만, 기본 중의 기본인 공소장을 재판부로부터 계속 지적받는 것은 부끄러운 일 아닙니까?
김우석 변호사
맞습니다. 재판장이 저런 식으로 지적한다는 것은 한마디로 말하면 “기본이 안 돼 있다”는 의미입니다.
특히 공소장 문장이 이상하고 앞뒤가 맞지 않으며 문맥도 어색하다는 지적은, 판사가 공소사실을 읽고도 무엇을 기소했는지 알기 어렵다는 뜻입니다.
시간을 특정해 달라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시간이 특정돼야 행위의 선후관계와 인과관계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결국 재판부가 “도대체 무엇을 기소한 것이냐”고 묻는 것입니다.
증거목록의 입증 취지에 ‘공소사실’ 네 글자만 기재돼 있다는 지적도 있었습니다.
여러 범죄사실을 한꺼번에 기소하는 경우에는 해당 증거가 어떤 범죄와 관련된 것인지 특정해야 합니다. 범죄를 구성하는 여러 요소 가운데 무엇을 증명하려는 증거인지도 적어야 하고요.
그런데 이런 내용이 빠져 있으니 판사 입장에서는 “도대체 무엇을 했다는 것이고, 무엇을 증명하겠다는 것인가”라고 묻게 됩니다.
재판부가 이를 정리해 달라고 했는데 특검이 “검토해 보겠다”고 답한다면, “검토할 문제가 아니라 당연히 기재해야 할 사항”이라는 지적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김진 앵커
결국 “기본이 안 돼 있다”는 지적이군요.
일각에서는 “특검이 수사만 잘하면 됐지, 공소장까지 잘 써야 하느냐”는 반론도 있습니다. 이 부분은 어떻게 보십니까?
김우석 변호사
그렇게 생각할 수는 있지만, 실무를 모르고 하는 말입니다.
실제 수사 실무를 해 보면 범죄 혐의가 명확한 사건은 공소사실도 깔끔하게 정리됩니다. 수사 결과와 공소장은 비례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공소사실을 작성하는데 내용이 깔끔하게 정리되지 않는다면 수사 과정이나 결론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을 살펴봐야 합니다.
부실한 공소사실이 나오는 경우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실력이 부족하거나 막판에 시간에 쫓겨 공소장을 충분히 정리하지 못한 경우입니다. 또 하나는 무리하게 기소하려다 보니 공소사실이 명확하게 정리되지 않는 경우입니다.
저도 검사로 근무할 당시 선배 검사들에게 이런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결론을 내리기 어렵다면 공소장이나 불기소장을 직접 써봐라. 불기소장이 자연스럽게 써진다면 불기소할 사건일 가능성이 높고, 공소장이 명확하게 작성된다면 기소할 사건일 가능성이 높다.”
자신의 판단을 검증하려면 결론을 담은 문서를 직접 작성해 보라는 뜻입니다. 그런데 공소사실이 저렇게 부실하게 작성됐다면 여러 가지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김진 앵커
시청자 여러분께서 헷갈리실 수 있어 첨언하겠습니다.
검사의 공소장은 수사의 최종 결론을 법원에 제시하는 문서입니다. 그런데 공소사실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지 않았다는 것은 수사 과정과 결론까지 의심해 볼 수 있다는 지적이군요.
김우석 변호사
그렇습니다. 수사 결론이 과연 타당한지 의문을 제기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김진 앵커
그런가 하면 검찰개혁 논란과 관련해 의아한 일이 발생했습니다. 유시민 작가가 경찰 수사를 받게 됐다는 것입니다.
한 시민단체가 유시민 작가의 다음 발언을 문제 삼아 경찰에 고발했습니다.
“대통령이 지금까지 국민을 속인 것이다. 수사와 기소 분리, 검찰개혁이라는 말은 같이 썼으나 그 내용은 달랐던 것이다. 대통령에게 검찰개혁 의지가 없었다.”
서울경찰청이 수사에 착수했는데요. 자칫 “대통령을 비판했다고 경찰이 수사하는 것 아니냐”는 논란으로 이어질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변호사님께서는 어떻게 보십니까?
김우석 변호사
물론 수사를 해 봐야 정확한 결론을 알 수 있습니다. 다만 법률가의 관점에서 냉정하게 보면 범죄가 성립하지 않을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고 생각합니다.
김진 앵커
수사할 만한 사안도 아니라는 말씀인가요?
김우석 변호사
우리 헌법은 표현의 자유를 보장합니다. 국민은 자신이 생각하고 평가한 내용을 얼마든지 말할 수 있고, 공적 인물이나 정책을 비판할 수도 있습니다.
유시민 작가의 발언이 구체적인 사실을 적시한 것인지, 아니면 정치적 평가와 의견을 밝힌 것인지 살펴봐야 합니다.
법률적인 잣대로 보면 해당 발언은 “이러한 사정을 근거로 나는 이렇게 평가한다”는 비판이나 논평에 가까워 보입니다. 이를 명예훼손죄로 처벌하기는 상당히 어려울 수 있습니다.
그런 사건을 경찰 내에서도 수사력이 강한 조직에 배당해 수사한다면 의아하다는 반응이 나올 수 있습니다.
또 대통령을 지지하는 취지에서 이뤄진 고발이라고 하더라도, 실제 수사가 진행되면 대통령에게 도움이 되기보다 오히려 정치적인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유시민 작가가 경찰에 출석해 포토라인에 선 뒤 “나는 여전히 대통령이 국민을 속였다고 생각한다”고 말하면서 주가나 집값과 관련한 정책을 다시 비판한다면, 해당 발언이 더욱 크게 보도될 수 있습니다.
결국 이기기 어려운 게임을 시작했다가 오히려 정치적으로 손해를 볼 수 있다는 겁니다.
이 사건이 서울경찰청에 배당됐지만, 범죄 혐의를 인정하는 결론이 나오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