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추행은 벌금형만 확정돼도 신상정보 등록 대상이라, 경찰 단계에서 불송치 결정을 받는 것이 가장 중요한 목표가 됩니다. 2023년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 이후로는 "항거하지 못할 정도의 폭행은 없었다"는 주장만으로 불송치를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지금 불송치를 가르는 것은 그 접촉이 추행이었는지, 상대방의 의사에 반했는지, 피해자의 진술이 객관적 정황과 맞는지입니다. 불송치 뒤에도 고소인의 이의신청과 공소청의 재수사 요구가 남아 있어, 결정 이후까지 대비해야 합니다.
강제추행불송치는 경찰이 강제추행 혐의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보고 사건을 공소청에 보내지 않은 채 수사를 마치는 결정입니다. 강제추행은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을 추행할 때 성립하고, 10년 이하 징역 또는 1천500만 원 이하 벌금으로 처벌됩니다(형법 제298조).
2023년 9월 21일, 대법원은 40년 넘게 유지해 온 강제추행의 기준을 바꿨습니다. 그 전까지 강제추행 사건에서 가장 자주 나오던 해명은 "힘으로 누른 적은 없다"였습니다. 검사로 일할 때 읽은 강제추행 조서에도 이 문장이 빠지는 경우는 드물었습니다. 지금 그 문장은 사건을 끝내는 힘을 잃었습니다.
그렇다면 이제 강제추행 사건의 불송치는 어디에서 갈릴까요.

| 구분 | 내용 |
| 법정형 | 10년 이하 징역 또는 1천500만 원 이하 벌금 |
| 합의 | 친고죄·반의사불벌죄가 아니어서 합의해도 처벌 가능 |
| 벌금형 확정 시 | 신상정보 등록 대상 (등록기간 10년) |
통신매체이용음란처럼 벌금형이면 등록에서 빠지는 범죄도 있지만, 강제추행은 그렇지 않습니다. 벌금으로 끝나더라도 10년 동안 신상정보를 관리받게 됩니다. 그래서 강제추행 사건에서는 형량을 낮추는 것보다 기소되지 않게 하는 것, 그중에서도 경찰 단계에서 불송치로 끝내는 것이 가장 먼저 세우는 목표가 됩니다.
| 💡합의와 불송치 합의는 불송치의 이유가 되지 않습니다. 경찰은 혐의가 있는지만 판단하기 때문에, 합의가 이루어졌더라도 혐의가 인정되면 사건은 송치됩니다. 합의는 송치 이후 처분과 양형에서 의미를 갖고, 불송치는 혐의 자체를 다투어 얻어야 합니다. |
| 📓대법원 2023. 9. 21. 선고 2018도13877 전원합의체 판결 친족인 피해자를 끌어안고 신체를 만진 사건입니다. 원심은 항거를 곤란하게 할 정도의 폭행·협박이 아니었다며 무죄로 봤습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강제추행의 폭행·협박이 항거를 곤란하게 할 정도일 필요는 없고, 상대방의 신체에 불법한 유형력을 행사하거나 공포심을 일으킬 정도의 해악을 고지하면 충분하다며 원심을 파기했습니다. |
여기에 갑자기 신체를 만지는 이른바 기습추행은 원래부터 힘의 세기를 묻지 않았습니다.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는 유형력이기만 하면 폭행 자체가 추행이 됩니다(대법원 2002. 4. 26. 선고 2001도2417 판결).
판례가 바뀐 뒤 수사기관의 질문도 달라졌습니다.
| 구분 | 2023년 이전 | 2023년 이후 |
| 폭행·협박의 정도 | 항거를 곤란하게 할 정도 | 신체에 대한 불법한 유형력이면 충분 |
| 수사기관의 질문 | 얼마나 강하게 붙잡았는가 | 추행이었는가, 의사에 반했는가, 고의가 있었는가 |
불송치를 다투는 무게중심이 폭행의 정도에서 추행의 성립과 그것을 뒷받침하는 증거로 옮겨 온 것입니다.

강제추행 사건은 대부분 목격자 없이 두 사람의 진술이 맞서는 구조입니다. 그래서 수사기관이 가장 공들이는 일은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따지는 것입니다. 진술이 일관된지, 구체적인지, 객관적인 정황과 맞는지를 봅니다.
검사 시절 불송치 의견으로 넘어온 기록을 검토할 때, 그 결론을 납득하게 만든 것은 대개 피의자의 해명이 아니었습니다.
사건 직전과 직후의 메시지, 동선이 찍힌 CCTV, 함께 있던 사람의 진술처럼 두 사람의 말 바깥에 있는 자료였습니다. 진술과 그 자료가 어긋나는 지점이 구체적으로 드러난 기록이어야 불송치 결론이 단단했습니다.
그래서 변호인으로서 저는 진술을 준비하기 전에 그 자료부터 찾습니다. 가게와 건물의 CCTV는 보존 기간이 짧아 시간이 지나면 사라지고, 메시지도 대화방을 나가면 다시 찾기 어렵습니다.
반대로 고소인에게 직접 연락해 사실을 확인하거나 사과하려는 시도는 피해야 합니다. 의도와 달리 회유나 압박으로 읽혀, 오히려 불리한 정황으로 기록에 남습니다.
불송치 결정서에는 결정 이유가 적히고, 그 이유는 결국 조서에 남은 문장으로 쓰입니다.
"술에 취해 기억이 잘 안 난다"
"닿았을 수는 있다"
첫 조사에서 이렇게 말하면 그 문장은 부인이 아니라 일부 인정으로 읽힙니다. 기억나지 않는다는 진술은 피해자의 구체적인 진술을 반박하지 못하고, 수사기관은 더 구체적인 쪽에 무게를 둡니다.
조사 전에는 기억과 객관적 자료를 맞춰 보고, 기억하는 것과 기억하지 못하는 것을 구분해 두어야 합니다.
조사에 입회해 질문의 취지를 짚고, 조서가 실제 진술과 다르게 적히지 않았는지 확인하는 것도 변호인이 하는 일입니다.

불송치 결정을 받았다고 사건이 곧바로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고소인은 통지를 받은 날부터 3개월 안에 이의신청을 할 수 있고, 이의신청이 들어오면 사건은 공소청 검사에게 넘어갑니다(형사소송법 제245조의7).
2026년 10월 서울중앙지방공소청은 불송치 사건만 따로 심사하는 불송치심사부를 신설했습니다. 그리고 수사가 미흡하거나 증거 판단에 잘못이 있으면 횟수 제한 없이 재수사를 요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검사가 불송치 기록에서 보는 것은 결론이 아니라 결론에 이른 근거입니다. 피해자 진술을 받아들이지 않은 이유가 객관적 자료로 뒷받침되는지, 확인하지 않고 넘어간 부분은 없는지를 봅니다. 근거가 비어 있는 불송치는 재수사 요구의 대상이 됩니다.
다만 피의자에게도 기회가 있습니다. 개정 형사소송법은 검사가 재수사 요구 여부를 판단하면서 피의자의 의견을 듣거나 의견서를 받을 수 있도록 했습니다(제245조의13).
불송치 이후에도 의견서로 결론의 근거를 보강할 길이 열려 있는 셈입니다.
2023년 이후 강제추행 사건에서 "힘으로 누른 적은 없다"는 말은 사건을 끝내지 못합니다.
불송치를 만드는 것은 그 접촉이 추행이었는지, 피해자의 진술이 객관적 정황과 맞는지를 따질 자료이고, 그 자료는 시간이 지날수록 사라집니다.
고소 사실을 알게 되셨다면 해명을 고르기 전에, 그날 전후로 남아 있는 기록부터 확보하셔야 합니다.
불송치 결정을 받아 내고, 그 결정이 재수사 요구에도 흔들리지 않게 하는 일. 저 김우석 대표변호사가 첫 조사 전부터 직접 맡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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