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횡령·배임 같은 경제범죄는 금액이 5억 원을 넘으면 특경법이 적용되어 처벌이 크게 무거워지고, 2026년 10월부터는 중대범죄수사청이 이런 규모의 사건을 수사합니다.
이 사건들은 법률 지식만으로 풀리지 않습니다. 금액을 다시 계산하는 숫자의 문제, 민사와 형사의 경계를 가르는 법리의 문제, 수백 건의 거래를 읽어 내는 기록의 문제가 한 사건 안에 함께 있습니다.
그래서 경제범죄 변론에는 이런 기록을 많이 다뤄 본 경험과, 수사기관이 그 기록을 어떻게 읽는지 아는 시선이 함께 필요합니다.
경제범죄변호사는 사기, 횡령, 배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특경법) 위반처럼 돈의 흐름이 쟁점이 되는 사건에서 피의자와 피고인을 변호하는 변호사입니다.
이 사건들은 금액에 따라 처벌 기준이 달라지고, 민사 분쟁과 형사 범죄의 경계가 가장 자주 다투어지는 영역입니다.
이건 민사 아닌가요?
경제범죄 상담은 대부분 이 질문으로 시작합니다. 질문 자체는 틀리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어려운 것은 그다음입니다. 그 한마디를 수사기관이 받아들이게 하려면, 몇 년 치 계좌와 장부 속에서 그것을 증명해야 합니다.
검사로 일할 때 가장 두꺼웠던 기록은 대개 경제범죄 기록이었습니다. 고소장은 몇 장이었지만, 그 뒤에 붙은 거래내역과 회계 자료는 수백 쪽을 넘기기 일쑤였습니다.
결론은 언제나 그 수백 쪽 안에 있었고, 그중 어디를 먼저 펼쳐야 하는지는 그런 기록을 얼마나 읽어 봤느냐에서 갈렸습니다.

| 이득액 | 적용 법률 | 법정형 |
| 5억 원 미만 | 형법 (사기·횡령·배임) |
사기 : 10년 이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 벌금 횡령·배임 : 5년 이하 징역 또는 1천500만 원 이하 벌금 |
| 5억 원 이상 50억 원 미만 | 특경법 | 3년 이상 유기징역 |
| 50억 원 이상 | 특경법 | 무기 또는 5년 이상 징역 |
5억 원을 넘는 순간 벌금형만으로 끝날 길이 사라지고, 특경법으로 유죄가 확정되면 금융회사나 관련 기업체 취업도 일정 기간 제한됩니다(특경법 제14조). 금액은 형량만이 아니라 사건의 성격 자체를 바꿉니다.
문제는 그 금액이 처음부터 정확하지 않다는 데 있습니다.
고소장의 피해액은 고소인이 계산한 숫자라, 여러 차례 오간 돈이 모두 합산되어 있거나 정상적인 거래 대금까지 들어가 있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반대로 나중에 돌려준 돈은 편취액에서 빠지지 않고 양형에서 고려될 뿐이어서, 어느 거래를 범죄로 볼지부터 정확히 갈라야 합니다.
이 작업은 법률 판단이면서 동시에 계산입니다. 수사기관이 어떤 방식으로 거래를 묶고 금액을 합산하는지 알아야, 그 계산의 어느 부분을 다툴지도 보입니다.
빌린 돈을 갚지 못했다고 모두 사기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사기인지는 돈을 빌릴 당시에 갚을 의사와 능력이 있었는지로 판단합니다.
| 📓대법원 2016. 4. 28. 선고 2012도14516 판결 피고인이 2천만 원을 빌린 뒤 원금의 네 배가 넘는 돈을 이자 등으로 갚아 오다 끝내 다 갚지 못한 사건입니다. 대법원은 빌릴 당시 갚을 의사와 능력이 있었다면 나중에 갚지 못했더라도 민사상 채무불이행에 불과하다고 봤습니다. 또 오랜 관계로 피고인의 사정을 알던 채권자라면, 변제 능력에 대해 적극적으로 속였다는 사정이 없는 한 사기를 단정할 수 없다며 유죄 판결을 파기했습니다. |
기준은 한 문장이지만, 적용은 사건마다 다릅니다. 같은 돈 문제도 빌린 돈이면 사기가, 맡긴 돈이면 횡령이, 남의 사무를 처리하다 생긴 손해면 배임이 문제 되고, 죄명에 따라 다퉈야 할 요건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수사기관은 고소장의 죄명을 그대로 따라가지 않습니다. 돈이 오간 그날의 통장에서 다른 채무가 얼마나 있었는지, 돈이 들어온 직후 어디로 나갔는지, 약속한 용도대로 쓰였는지를 보고 죄명을 다시 정합니다.
변호인도 그 순서를 알고 있어야 어느 요건부터 무너뜨릴지 정할 수 있습니다.

경제범죄 수사에서 수사기관은 계좌 추적으로 자금 흐름표를 먼저 만들고, 질문은 그 흐름표 위에서 나옵니다.
피의자는 그 표를 보지 못한 채 조사실에 들어갑니다. 몇 년 전 거래를 묻는 질문에 기억나는 대로 답하다 보면, 진술이 계좌와 어긋나는 순간이 생깁니다.
검사 시절 경제범죄 피의자의 진술이 무너지는 지점은 대부분 거짓말이 아니라 이런 기억의 착오였습니다.
하지만 기록에는 의도와 상관없이 '계좌와 다른 진술'로 남았습니다.
| 💡그래서 변호인으로서 저는 조사 전에 의뢰인의 계좌와 회계 자료로 우리 쪽의 흐름표를 먼저 만듭니다. 수백 건의 거래 중 수사기관이 문제 삼을 거래를 추려 내고, 각 거래의 이유를 자료로 설명할 수 있게 정리합니다. 법조문을 아는 것과 장부를 읽는 것은 다른 일입니다. 어떤 거래가 문제 될지 알아보는 눈은, 수사기관의 자리에서 그 표를 읽어 본 경험에서 나옵니다. |
2026년 10월 2일 중대범죄수사청이 출범하면서, 특경법이 적용되는 규모의 사기·횡령·배임 사건은 중수청이 수사합니다. 검사는 직접 수사를 하지 않고, 공소청에서 기소 여부를 판단합니다.
대신 개정 형사소송법은 검사가 기소 여부를 판단하면서 피의자의 의견을 듣거나 의견서를 받을 수 있도록 했습니다(제245조의13). 기록이 두꺼운 경제범죄에서는 이 의견서의 무게가 큽니다.
어떤 거래에서 증명이 비어 있는지를 짚어 주는 의견서는 결론을 바꿀 수 있고, 그런 의견서는 기소 여부를 직접 판단해 본 경험에서 나옵니다.

경제범죄는 형사사건 중에서도 손이 가장 많이 가는 사건입니다.
금액을 다시 계산하는 일, 민사와 형사의 경계를 가르는 일, 수백 건의 거래를 읽어 내는 일, 바뀐 수사 체계의 단계마다 대응하는 일이 한 사건 안에서 동시에 요구됩니다.
그리고 그 모든 단계의 기준은 수사기관이 그 기록을 어떻게 읽느냐입니다.
그래서 경제범죄변호사를 찾고 계시다면, 이런 기록을 얼마나 많이 다뤄 봤는지, 수사기관이 무엇을 먼저 보는지 알고 있는지를 확인하셔야 합니다.
수백 쪽의 기록은 혼자 감당하기 어렵습니다. 저는 그 기록을 검사로서 읽었고, 지금은 같은 기록을 반대편에서 봅니다.
첫 조사 전에 상담을 받으십시오. 저 김우석 대표변호사가 그 기록을 수사기관의 눈으로 먼저 살피고, 조사실까지 함께 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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